무알콜을 왜먹어? “건강 챙기며 분위기에 취한다”

 

술을 끊은지 어느새 2년이 지났다. 

 

2년 전 코로나에 걸리면서 몸이 많이 아팠다. 당연히 회복을 위해 술을 마시지 않고 약을 먹으면서 코로나를 이겨냈는데, 그 이후로 자연스럽게 술을 끊게 되었다. 그렇게도 좋아하던 술을 딱 끊게 된 이유는 여러가지를 들 수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첫째, 숙취없는 상쾌한 아침의 쾌적함이다. 둘째는 가용할 수 있는 저녁 시간이 늘어나면서 나를 위한 취미생활을 더 즐길 수 있기 떄문이다. 

 

만약 회사나 주변에서 술을 권하거나 강요한다면 아마도 술을 끊지 못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코로나 이후 저녁회식은 점심회식 또는 커피회동으로 대체되었고 술자리에서도 술을 권하거나 강요하지 않았다. 오랜 지인들과의 술자리는 특히나 위험했는데 건강상의 이유를 핑계로 물과 음료로 넘어갈 수 있었다. 굳이 핑계를 대면서까지 금주를 한 것은 조금이라도 마시기 시작한다면 걷잡을 수 없이 예전과 같이 부어라 마셨을 나를 스스로 알기 때문이었다. 

 

생각지도 못한 위기는 캠핑이었다. 피칭을 마친 후 시원하게 들이키는 맥주가 없으니 그것만큼 아쉬운 것이 없었다. 하지만 마음을 다 잡고 금주를 이어가보니 이제 캠핑을 가서도 맥주없이 즐거울 수 있다. 오히려 자연속에서 쉼을 오롯이 만끽할 수 있어 캠핑의 즐거움이 더 커졌다. 백패킹을 가서도 화장실 갈 일도 줄고 쓰레기도 안나오니 더 편했다.

 

그렇게 술과 거리가 점점 더 멀어졌다.

 

그런데 0.00 제로 맥주는 알콜이 전혀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렇다면 나도 술자리든 캠핑장에서든 ‘나름대로 분위기를 낼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무알콜 맥주를 마셔보니 왜인지 ‘맥주 같은게‘ 아니고 ‘맥주’ 인 것 같았다. 그런데 취하지 않는...

 

만족감이 꽤나 있었고, 이제는 술자리가 있다면 0.00의 무알콜을 마시곤 한다.

 

내가 이렇게 무알콜을 찾는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고, 뉴스를 보니 무알콜 시장이 제법 커지고 있다고 한다.

 

 

과연 무알콜 시장은 메가드렌드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인가? 경제적 해자가 있는 것일까?

 

무알콜 주류를 마신다면 술을 좀 하시는 분들은 이렇게 이야기 한다. 

 

‘아니 무알콜을 왜 마셔? 취하려고 마시는 게 술인데, 무알콜을 먹느니 차라리 음료수를 마시겠다‘ 

 

그리고 그런 분들의 고집은 대부분 단호하다. (왜냐면 그분들은 무알콜을 마실일도 없겠지만, 술자리에서 음료수만 마실 분들도 아니지 않겠는가?)

 

 

이렇게 아직까지 무알콜은 시장의 주류는 아니지만, 나와 같이 어떤 이유에서든 무알콜 주류를 즐기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고, 주류시장은 이 틈새시장을 노려 다양한 무알콜 주류를 내놓고 있는 것 같다.

 

맥주 브랜드 ‘하이네켄‘은 무알콜, 논알콜 맥주를 마셔본 적이 있는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중 7명은 월 1회 이상의 무알콜 또는 논알콜 맥주를 꾸준히 마시는 것으로 집계 되었다고 한다 (알콜일 전혀 없으면 무알콜, 1% 미만이면 논알콜로 구분된다). 

 

생각보다 많은 비중으로 무알콜을 찾는 사람이 많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무알콜을 마시는 이유는 무엇일까?

‘술을 마실 수 없을 때 대안으로 마신다‘는 의견이 52.4%를 차지했다. 그리고 생각보다 많은 43.4%의 의견이 ‘취하고 싶지 않아서‘ 였다. 

 

무알콜 맥주를 마시는 상황은 모임이나 회식에서 분위기를 맞추기 위해서가 가장많은 50.4%가 차지했다.

 

무알콜 맥주를 구매하는데 가장 크게 고려하는 것은 맛(56.4%), 알콜 함량(18.4%), 칼로리(8.6%) 순이었다. 

 

기타 조사 내용으로는 무알콜/논알콜 맥주가 건전한 음주문화를 만든다는 의견이 70% 였으며, 음주운전을 줄이는 데 일조한다는 의견이 64%를 차지했다.

 

 

 

‘헬시 플레져‘ 즐거운 건강관리 트렌드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다이어트나 근력운동을 하면서도 즐겁게 운동하기 위해 칼로리가 적거나 논알콜 주류를 찾는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시장전문조사기관에 의하면 음주문화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 했는데, 예전에 비해 강압적인 음주문화가 감소했다는 의견이 81%에 달했다. 억지로 술을 권하는 행위가 감소했다는 의견도 84%를 차지하는 등 음주문화가 건강한 방향으로 변해가는 모습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러한 음주문의 변화로 무알콜 주류 시장의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무알콜 맥주 시장 규모는 2012년 13억억원, 2014년 81억원, 2020년 150억, 2021년 20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5년에는 2000억원까지 성장 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하며, 전세계 무알콜 맥주 시장 규모는 연평균 23% 상승세로 평가된다. 

 

이렇게 변화하는 음주문화와 계속해서 커지는 무알콜 주류시장규모는 맥주업계가 무알콜 트랜드를 따라가게 만들고 있다.

 

 

 

 

 

무알콜 맥주 Vs. 논알콜 맥주

앞서 간략히 설명한 것처럼 무알콜 맥주는 알콜이 전혀 들어있지 않다. 발효방식으로 제조되지 않으며 탄산음료 제조 방식으로 제조된다. 맥주 캔에는 0.00 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국내 제품으로는 ‘하이트 제로’와 ‘클라우드 클리어제로‘가 있다.

 

반대로 맥주제조 방식으로 알콜제거 발효법으로 제조되는 논알콜 맥주는 알콜이 1% 미만이다. 표면에 0.0으로 표시되는 경우가 많다. 논알콜은 카스, 하이네켄, 칭따오 등 다양한 맥주 브랜드에서 출시하고 있으며 금나큼 맛과 향이 다양하여 소비자에세 선택의 폭이 넓다.

 

비알콜(논알콜) 맥주가 알콜을 포함하고 있음에도 0.0으로 표기 가능 한 것은 주세법상 1% 미만은 제로라고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0.0이 아닌 0.00으로 표기된 무알콜 맥주를 마셔야 음주운전을 피할 수 있다. 또 개인적으로는 권하지 않지만 임산부도 0.00은 음용 가능하다고 한다. 

 

 

 

경제적 해자?

무알콜 맥주 시장은 기존에 없던 시장이 아니다. 즉, 다 알려져 있고 침투가 쉬운 시장이다. 좀 더 좋은 제품으로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새로운 카테고리를 점령하는 방식이다. 비알콜 맥주만 하더라도 맥주의 맛과 향이 가장 비슷한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이 있으며, 그런 제품들의 판매가 증가한다. 

 

즉, 경제적 해자가 크지않은 분야이다. 

 

누구나 경쟁에 참여할 수 있고 소비자의 니즈만 맞춘다면 급격한 성장이 가능하지만, 반대로 트렌드가 변하거나 더 인기제품이 등장한다면 시장에서 지위를 쉽게 잃은 수 있다. 따라서 하나의 주식 종목을 찾아 투자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성장이 클 것으로 기대되는 유망기업

 

사실 무알콜 맥주 관련해서 투자할 만한 기업은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다. 

국내에서는 하이트진로음료, 롯데칠성음료, 오비맥주의 3파전 구도인데 누구하나 크게 치고 나가지 못하고 무알콜 맥주의 비중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해외시장의 리더 기업은 하이네켄으로 미국 매출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애슬레틱 부르잉(Athletic Brewing)이 맥주 애호가들에게도 인정받는 맛있는 무알콜 맥주는 만든다고 알려져 유명해졌고, 2022년 35%의 성장률을 보이며 약 5억 달러 가치를 평가받으며 투자자들을 매혹하고 있다.